[12회 대회] 「문화재 안내판 어린이용 설명 QR코드로“배움의 권리”를 찾아가다」 - 문화재 까투리
1. 문제인식
2020년 4학년 사회 수업 시간, 우리는 문화재 조사·발표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현재 문화재 안내판의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한자와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 이해하기 힘들고 재미도 없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면담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비슷한 이유로 현재 문화재 안내판 설명글을 완전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문화재에 대한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어린이 문화재청’ 누리집에는 만화, 웹툰, 영상 자료 등이 있었지만 그 수가 적고 2014년부터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었다. 각 시·도별 문화재 설명 누리집에서도 어린이를 위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었다. 문화재를 이해하는 데 어린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나라 헌법 제31조에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문화재 안내판 설명글에 있어서 우리 어린이들은 ‘능력에 따른 배움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2. 대안정책
문화재청에서는 기존 문화재 안내판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2018년부터 국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은 흥미로운, 정확한 내용을 담은 안내판으로 개선하는 ‘문화재 안내판 정비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사업은 각 지자체에서 추진하며 지역 주민이 시민자문단으로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었다. 안동시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시민자문단 일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는 문화재 안내판 설명글이 고등학생 수준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둘째는 단순 일회성 피드백에 그쳤다는 점이다. 이런 과정상의 문제를 지닌 ‘문화재 안내판 정비 사업’에 의해 개선된 문화재 안내판을 직접 검토해본 결과 여전히 어린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지 못하였고 이해하기도 힘듦을 확인하였다. 현재 문화재 안내판 정비 사업은 ‘국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안내판’ 제작을 목적으로 하였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국민인 어린이들’의 ‘배움의 권리’는 고려하지 않은 한계점을 지니고 있었다.
3. 공공정책
우리는 어린이용 문화재 안내판 설명문 제작 기준을 설정하고 어린이용 문화재 안내판을 직접 만들어 보았다. 저학년, 고학년을 대상으로 두 번의 설문조사와 그 과정에서 나온 피드백을 근거로 어린이용 문화재 안내판의 모습을 확정하였다. 어린이들의 이해하기 쉬운 말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듯 쓰고 그림, 만화, 영상 등 시각적 효과를 추가하여 어린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몇 군데 문화재를 대상으로 예시자료를 만든 후 문화재 안내판과 관련하여 탐구했던 과정 전체를 제안서로 작성하여 관련 기관 8곳(문화재청, 안동시청 등)에 발송하였다. 이때 우리가 제안한 공공정책은 ‘현재 문화재 안내판 옆에, 어린이용 문화재 안내판을 설치해 주세요’였다.
4. 실행계획
경상북도도의회 의원, 안동시의원, 경상북도청에서 아주 좋은 제안이라며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셨다. 그리고 안동시에서는 우리가 제안한 공공정책에 적극 공감하며 우리를 ‘안동시 문화재 안내판 정비 사업 시민자문단’으로 위촉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최초로 제안한 ‘어린이용 문화재 안내판 추가 설치’는 예산 부족과 관련 규정에 따라 힘들 것으로 판단되어 다시 토의하고 협의한 결과 ‘어린이용 설명 QR코드’를 제작하여 기존 안내판에 부착하기로 최종결정했다. 처음으로 의뢰받은 문화재는 ‘호계서원’이었다. 우리가 직접 작성한 설명 시나리오를 토대로 시청에서 영상을 제작하였다. 몇 번의 상호 피드백을 거쳐 작년 12월, 호계서원에 어린이용 문화재 설명 QR코드를 부착하게 되었다. 우리의 활동은 신문, 인터넷 보도자료, 라디오 인터뷰, 교육부 민주시민교육 안내서에 소개되었으며 그 효과성과 유용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2021년 5월, 시청에 직접 찾아가 올해 활동 계획을 제안하였으며 시청에서는 이 활동을 정책으로 추진하고자 관련 예산을 미리 확보해 둔 상태였다. 8개월에 걸친 지속적인 소통과 피드백 과정을 거쳐 도산서원, 병산서원, 임청각, 하회마을 네 곳에 어린이용 설명 QR코드를 제작하여 부착하게 되었다. 11월에는 ‘경주’에 이 사례를 제안할 예정이다. 어린이들의 ‘배움의 권리’를 찾는 여행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