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청소년이 제안한 공공정책 `어른보다 낫네` - 2011.10.28
<청소년이 제안한 공공정책 `어른보다 낫네`>(클릭)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문화에서 소외된 지방 청소년을 위한 `문화 버스`, 고지대 학교 재학생을 위한 마을버스 노선 조정, 음식물 쓰레기의 심각성을 가르치는 사회 교과서.
11월 12일 고려대에서 열리는 제3회 청소년 사회참여 발표대회 본선에 진출한 학생들이 제출한 공공정책 가운데 일부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는 이 대회는 청소년이 학교나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각종 문제의 원인을 찾아 이를 해결할 공공정책 대안을 모색, 발표하는 자리다.
28일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올해에는 전국 중ㆍ고교생 44팀 가운데 12팀이 본선에 올랐다.
이들이 제출한 발표 원고에는 청소년 문화와 장애인ㆍ노인 복지, 봉사활동 개선, 환경 문제 등 또래와 학교, 사회의 여러 영역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문제의식이 묻어난다.
경북 영주 대영고 재학생 8명은 `문화 그린벨트-지방`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지방 중소도시 청소년이 문화적으로 매우 소외돼 있음을 지적하고 `문화 버스`라는 이색적인 대안을 냈다.
문화 버스는 학생들을 위한 버스를 마련해 문화적 여건이 좋은 대도시에서 공연이나 전시회 관람 등 문화활동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정책이다. 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으로 관람료와 교통비를 할인해 비용 부담을 줄이자는 제안이다.
동시에 대도시에 있는 공연 단체나 예능계열 대학생들을 지역으로 데려오려 할 때도 쓸 수 있어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이들은 설명한다.
부산국제외고 학생 4명은 2008년 부산에서 통학용 승합차 추락사고로 여고생 3명이 숨진 사건을 언급하며 등교 시간에만 마을버스 노선을 변경,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있는 학교와 학생들의 거주지를 오가도록 하는 `플라워 루트`를 제안했다.
유명무실한 봉사활동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상담 교사가 학생 동아리와 사설 기관을 연결해 참여 의욕을 높이는 `중매 컨설팅`,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에 관한 인식을 높이고자 사회 교과서에 관련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도 나왔다.
홀로 사는 노인을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복지 마일리지`를 적립해 정부와 사회적 기업이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방안 등 현실에 곧바로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소외계층이나 학내외 문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문제점을 진단하고 현실적 해결책을 마련하려는 의욕이 돋보였다"며 "학생들이 공동체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민주시민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ulse@yna.co.kr